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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큼 부동산에 진심인 민족이 있을까? 내집 마련은 모든 무주택자의 꿈이다. 다시는 쳐다보지 못할듯이 치솟던 집값이 제자리로를 찾아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대세 하락의 사이클이 시작되었다는 전문가들과 반등이 시작되었다는 전문가들. 과연 누구 말이 맞는걸까? 오늘은 2023 서울 머니쇼에서 진행되었던 부동산 관련 대표 세미나인 "속이 뻥 뚫리는 명쾌한 부동산, 대한민국 부동산 흐름과 자산승계 트렌드" 내용을 소개하겠다.
"반등의 기미는 있지만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시장의 완벽한 회복은 2025년 이후로 보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11일 열린 서울머니쇼에 참석해 "부동산 경기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지만 완전 회복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지금 상태에서 횡보하는 장세가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속이 뻥 뚫리는 명쾌한 부동산' 세션에 참석해 "주식 시장으로 치면 기술적 반등을 한 것이지, 추세 회복 상태는 아니다"고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추세 회복을 점치지 않은 이유는 하반기에 경기 불황이 닥칠 가능성 때문이다. 김 소장은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부동산 경기 하락은 급격한 금리 인상 탓이 컸다"며 "하지만 미국이나 우리나라 상황을 볼 때 금리 인상 레이스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신 경제 상황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KDI는 최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예상한 1.8%보다 0.3%포인트 낮춘 수치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1.6%보다도 낮다. KDI는 수출 위축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을 고려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만 혼자 괜찮은 흐름을 보일 수는 없다"며 "올 1월부터 정부가 대출·청약 등 각종 규제를 풀어 하락 분위기를 잠재우기는 했지만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위험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확실히 회복세로 돌아서려면 △전세가율 △미분양 현황 △매매 거래량 등 3가지 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금은 전세가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작년부터 매매가격 떨어지는 속도보다 전세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빨라 보인다"며 "전세사기 공포로 '빌라 전세런(부도 난 은행에서 예적금을 빼가듯,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세입자들이 빌라 전세 시장을 떠나는 현상)'까지 우려돼 하반기에는 역전세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현재 50% 안팎인 전세가율이 60%까지는 올라가야 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부터 극도로 줄어든 주택 거래량의 증가도 시장 회복의 전제 조건이다. 김 소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작년 말보다는 나아졌다지만 2000~3000건 수준"이라며 "평년 수준(5000~6000건)의 80%까지는 올라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분양 감소도 집값 회복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미분양은 재작년 12월 1만7710가구에서 대폭 늘어나 올해 3월엔 7만2000 가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 시설 등을 포함하면 9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분양이 급증하면 건설사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할인 판매 등을 실시해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내린다.
김 소장이 이 같은 여건을 종합해 예측하는 '집값 바닥'은 내년 2분기다. 그는 "서울 핵심지는 올 연말, 수도권은 내년 2분기를 최하단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경제 상황 변화 등에 따라 시점이 더 밀릴 수 있어 회복은 2025년 이후에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 상황이 좋지 않다고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시장 변화를 끊임없이 들여다보면서 시장이 회복됐을 때 상승 탄력을 가질 지역과 상품은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청약시장을,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서울 청약시장엔 청담동과 반포동을 비롯해 방배·잠실 등 강남권에 좋은 물량이 많다"면서도 "강북권에서도 자양동이나 이문동, 수도권은 광명이나 성남 구도심, 수원 재개발 물량 등은 도전할 만하다"고 말했다.
4줄 요약
"반등 기미는 있지만 추세 상승은 아냐"
"완벽한 회복은 2025년 이후"
전세가율·거래량·미분양 변화가 변곡점
단기는 청약, 장기는 재건축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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